상하이에는 고급 레스토랑만큼이나 매력적인 로컬 맛집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흔히 놓치기 쉬운 이들 공간은 상하이의 진짜 일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통시장, 골목식당,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노포(老舗)들을 중심으로 상하이의 깊은 맛을 찾아 떠나는 로컬 맛집 투어를 소개합니다.
전통시장 - 상하이의 맛을 품은 생활의 현장
상하이의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터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상하이 런 더우시자(仁德市场), 카이셴시장(开鲜市场)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도 점점 더 인기 있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런더 우시장은 아침 일찍부터 붐비는 재래시장이며, 각종 채소, 해산물, 향신료, 그리고 즉석요리를 파는 노점이 가득합니다. 특히 장인 만둣집이나 국수 코너에서는 막 만들어 낸 따끈한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아침 식사 장소로 제격입니다. 현지 상인들이 직접 손질한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는 신선도는 물론,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 카이셴시장은 해산물과 두부, 절임류가 유명하며, 각 지역 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쇼핑보다는 ‘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핵심입니다. 시장 내 몇몇 가게는 관광객을 위해 간단한 영어 메뉴판도 준비해 두고 있어 주문도 어렵지 않습니다. 시장 방문은 오전 8시~11시 사이가 가장 활기차며, 이 시간대에 방문하면 가장 신선한 먹거리와 활기찬 분위기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지식 아침을 찾는다면 전통시장은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골목식당 - 소박함 속에 담긴 진짜 상하이
상하이의 골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며, 그 속에 자리한 작은 식당들은 현지인의 입맛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특히 중산공원 근처, 뤼자방루, 쑤저우허 골목은 숨은 맛집의 보고입니다. 중산공원 주변은 아파트 단지와 오래된 상점이 섞여 있는 지역으로, 이곳에는 오래된 완탕면 전문점, 상하이식 볶음밥 집, 도시락 전문점이 포진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Lan Ji Noodle House(兰记面馆)가 있으며, 담백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들로 북적이니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뤼자방루는 한때 철물점과 공업 단지가 많았던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골목을 개조한 로컬 식당들이 다수 입점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오리구이 식당과 상하이식 탄탄면 집은 화려하진 않지만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손님이 찾는 명소입니다. 쑤저우허 골목은 예술과 카페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갤러리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작은 분식집, 딤섬 전문점 등이 독특한 조화를 이룹니다. 특히 벽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발견되는 샤오롱바오 가게는 알음알음 한 존재감으로 오히려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 유명합니다. 골목식당은 메뉴판이 없거나 중국어로만 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만, 사진을 보여주며 주문하면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진짜 상하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화려한 간판 대신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
노포 - 세대를 이어온 상하이의 맛 유산
노포는 단순한 맛집이 아닌, 상하이 음식문화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현지인의 일상에 스며든 이 식당들은, 관광객들에게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선택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먼저 소개할 곳은 1875년에 문을 연 Nanxiang Steamed Bun Restaurant(南翔饅頭店)입니다. 이곳은 샤오롱바오의 원조로 불리며, 매일 수천 개의 만두가 팔리는 인기 맛집입니다. 얇은 피와 가득한 육즙, 정성 들인 빚는 기술로 미슐랭 가이드에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본점은 위의 안(豫园)에 위치해 있어 관광과 식사를 함께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다음은 1901년에 설립된 Xiao Shaoxing Chicken(小绍兴鸡饭店)입니다. 이곳은 찜닭과 백숙을 주력으로 하는 중식 노포로, 담백한 맛과 세심한 조리법으로 유명합니다. 가격도 합리적이며, 중국 전통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명소는 Lao BanZhai(老半斋)입니다. 이곳은 채식 중식당으로, 1920년대부터 채식 불교문화에 기반한 건강식을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건강에 신경 쓰는 여행자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이며, 다양한 두부 요리와 채소 요리를 전통 방식으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입니다. 노포들은 대부분 오전 11시 이전 또는 오후 5시 이후에 방문하면 대기 시간이 짧으며, 로컬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조용한 시간대를 추천합니다. 예약은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일정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하이의 전통시장, 골목식당, 그리고 노포는 도시의 역사와 삶이 담긴 공간입니다. 이들 로컬 맛집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짜 상하이’의 맛을 선사합니다.